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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설

망원동 브라더스 [리뷰]

by 빠뜨루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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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 [리뷰]

 

 

소개

진한 밤 꽃 향기가 날 것 같은 옥탑방

 

줄거리

망원동 옥탑방에 살고 있는 주인공은 만화가다. 히트작을 내지 못해 현재는 반 백수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한 주인공의 집에 백수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첫 번째 백수는 김 부장이다. 김 부장은 자동차 사고 이후 만화 출판 영업일을 그만둔다. 아내와 자녀는 캐나다에서 살고 있어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다. 생활비를 보내주다 생활이 빠듯해지자 주인공이 살고 있는 옥탑방에 같이 살게 된다. 두 번째 백수는 싸부다. 싸부는 변화하는 만화 업계에 적응하지 못해 자리를 잃은 스토리작가다. 경제적인 능력이 사라지자 이혼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옥탑방으로 도망친다. 세 번째 백수는 삼척동자다. 삼척동자는 집안에서 인정을 받고자 하는 장수고시생이다. 이 들과 함께 옥탑방에서 지내며 현실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가진다.

이렇게 소위 패배자들이 모여있는 상태다. 인물들 간의 큰 충돌은 없다. 어른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유치하고 사소한 것으로 삐지고 말다툼을 하는 정도다. 그래서 주요한 사건이라고 불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들 각자도생 하며 삶을 살아가게 된다.

주인공은 학습지 만화를 그리는 일을 구하게 되고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열심히 사는 여성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김 부장은 다른 사람들이 해장국을 잘 끓인다는 이유로 한 번 도전해 보라는 권유에 못 이겨 시도한다. 오전 장사를 하지 않는 아구찜집에 오전만 장소를 빌려 장사를 시작한다. 처음엔 장사가 잘 되지 않다가 입소문이 퍼져 자신의 가게를 차리게 된다. 싸부는 이혼 후, 눈여겨보던 아줌마를 화재에서 구출한 뒤, 매스컴을 타게 되고 유명인이 된다. 그래서 대학의 교수로 임명되고 화재에서 구출했던 아줌마와 이어지게 된다. 삼척동자는 해장국집에서 알바로 일을 하게 된다. 시험에는 낙방했지만 가족들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받는다. 이렇게 모두가 어느 정도 사람답게 살아가게 된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주요 내용

자기 개발서를 읽는 건 자기 주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냥 읽고 있으면 면죄부가 생기는 느낌. 자본주의 사회의 성경이 바로 이건지도 모르겠다.

입맛과 씀씀이는 성적과 반대라 한번 올라가면 쉽사리 내려오지 않는다.

지금은 노골적으로 우울함을 잔뜩 풍기는 초라한 중년이다. 그의 무기력함이 내게도 전염될까 두렵고 그런 모습들이 다시 슬슬 미워지기 시작했다.


후기

현대 도시 속에 살아가는 평균 이하의 남자들의 애환이 담긴 소설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겪고 있고 우리들도 겪을 수도 있는 이야기들. 먼가 잔잔하면서도 소소한 사건들이 나오는 것이 일본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을 주었다.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지치면 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 다시 정상에 오르기 시작한다. 옥탑방은 등산객들을 위한 쉼터 역할을 한다고 보인다. 여기 옥탑방의 인물들은 삶이라는 등산을 하면서 좌절하고 넘어져 상처 입은 등산객들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잠시 쉬다가 다시 오른다. 등산은 오롯이 자신의 두 발로 걸어 올라가야 한다. 소설 속 인물들도 서로 다독여주고 응원을 보낸다. 그러나 직접적인 큰 도움을 주진 않는다. 그들이 처한 상황은 각자가 풀어나가는 모습은 등산과 많이 닮았다고 보였다.

다른 소설과 같이 인물들이 처한 갈등을 인물들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에 의해 풀려나가는 식의 전개는 아쉬웠다. 물론 여기 소설 속의 인물들 자체가 계획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의 사람이라면 저런 인생을 살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인물들의 내면이 바뀌어 주체적인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밖에서 기회가 찾아오는 식으로 내용을 써갔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도 참치와 소주 다섯 병을 먹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인물들. 술, 담배, 음식에 들어가는 비용만 아껴도 풍족하진 않아도 부족하지 않게 살아가고 더 빨리 재기할 수 있을 텐데라며 생각했다. 가난하면서도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은 공허함을 소비를 통해 채우고 싶어 하는 것인가.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고 답답했다. 그러나 또 관점을 달리 생각해 보면 쉼터에서 어떻게 쉬는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이들은 나처럼 빨리 쉬고 다시 목표를 향해 걷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고 천천히 자신들의 스타일로 쉬는 것일 수도 있다. 갑갑했던 심정이 생긴 이유는 내가 조급하고 성취주의에 찌들어서가 아니었을까.


여하튼 그들이 주어진 기회를 피하지 않고 도전하였다는 것에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사실 그런 기회가 오더라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거나 걱정 때문에 주어진 기회를 포기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자 만화를 그리는 능력, 해장국을 잘 끓이는 능력, 다른 일에 도전할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보인다.

 

추천

에세이 같은 소설이었다. 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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