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리뷰]
소개
어느 한 판사의 출사표
줄거리
이 책에서 우리는 28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판결문을 씹고 뜯고 맛을 볼 수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판사란 누구이고 판결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게 된다.
주요 내용
판사의 진정한 목적은 갈등을 풀어내고 분쟁을 해소하는 것일 테다.
판결은 판사가 고민한 과정과 결론을 아려주는 '목소리' 이자 이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물은 고일 때보다 흐를 때 생명력이 있고, 세포도 계속해서 분열하고 탄생해야 우리가 건강한 것처럼, 그러니까 때로는 싸우는 것도 좋다. 역동성을 획득한다는 점에서.
후기
판결문에 문학적인 표현을 사용하거나 유머를 사용하는 판사, 최대한 객관적인 내용만 적어야 하는 판결문에 자신의 감정을 서슴없이 나타내는 판사, '칼의 노래'를 좋아하는 판사 등 일반적인 사람들이 떠올리는 딱딱한 모습이 아니라 가지각색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28가지 판결 중에 충격적이었던 두 개의 판결을 소개한다. 하나는 주거침입죄에 관한 것이다. 간통죄가 사라지고 나서 상간자들을 주거침입으로 처벌하는 관례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상간자는 '침입'한 것이 아니기에 처벌할 수 없고 주거침입으로 처벌한다면 폐지된 간통죄를 부분적으로 대체한다는 의미가 되기에 무죄로 판결되었다는 사례이다.
다른 하나는 산부인과에서 여성의 아이와 할머니의 아이가 바꿔치기당한 사건이다. 간략하게 요약한 내용을 여러 번 읽어봐도 사건을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하물며 판결에서도 '잘 모르겠다'라고 하는 사건이라 충격적이라 머리에 각인되는 사건이었다.
개인 적으로 이 책으로 얻은 것 중에 하나는 싸움은 항상 나쁜 것이 아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감정적인 싸움이 아니라 토론이나 이성적인 생각을 통해 하는 건강한 싸움은 인간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판사는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하고 항상 진실을 추구하며 조정과 화해를 잘 이끌어 내야 한다고 한다. 이 외에 판사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추구해야 하는 방향성은 무엇인지 등 이상적인 판사의 모습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그러면서 작가가 그런 모습의 판사가 되기로 다짐하는 듯 말을 한다. 그렇다. 즉, 이 책은 이 책을 읽고 있는 국민들에게 올리는 출사표인 것이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공정하고 공평한 판결을 내리는 용기 있는 판사가 되시길 바란다.
추천
한번 읽어볼 만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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