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리뷰]
요약
쇼펜하우어 잠언 모음집
줄거리
[행복]
개개인이 살아가는 세상은 각각의 관점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어서 생각의 차이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
가질 수 있는 가능한 행복의 범위는 미리 정해진 그의 개인적 특성에 의해 정해진다.
영적인 사람은 온전한 고독 속에 있더라도 자기 생각과 상상에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이 한 사람의 행복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것이다.
타인의 견해 그 자체가 우리의 행복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덜 불행하게 사는 것
쾌락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은 시기심이 스스로 벌하기 위해 선택하는 망상이다. 반면 고통은 적극적인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고통이 없는 것이 행복의 척도가 된다.
무엇인가를 행하고, 또 가능하면 무엇인가를 만들고, 최소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인간의 행복에 필수적이다.
평정심은 행복의 커다란 한 부분이며, 어쩌면 행복의 필수 조건이자 본질적인 요소다.
즉 모든 행복한 것과 욕구의 충족은 소극적인 것, 그저 욕망의 단순한 충족이자 고통의 소멸인 것이다.
[타인]
사람들의 말이 때로는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를 자신의 경험으로 깨닫게 되면 점점 타인의 생각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는 것이다.
자신의 것을 남의 것과 비교하지 말고 즐기도록 하자. 다른 사람이 행복하다고 괴로워하는 자는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당신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다'는 사실을 가끔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죽음]
노년을 한탄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든 쾌락은 부정적이고 고통은 긍정적'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당신이 죽은 다음에 당신은 태어나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다.
[인생]
우월한 장점과 특별한 가치에 대한 내적인 강건한 확신과 흔들림 없는 신념만이 사람에게 진짜 자존감을 만들어준다.
현재만이 진실된 것이고 실재하는 것이다.
존재의 전형적인 모습은 '불안'이다. 세상에서는 그 어떠한 종류의 안정이나 지속적인 상태도 가능하지 않다.
내면의 정신적이 삶도 행동이나 생각을 통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을 본질로 하고 있다.
욕구를 달성하면 고통이 없는 상태가 되지만 그러한 상태에서 인간은 곧 권태감에 사로잡혀 버릴 뿐이다. 그렇게 되면 그 무료함은 우리 인생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 고난, 노력 그리고 고통은 대부분의 인간이 평생 가지고 가야 할 운명이다.
[지식]
아무리 지식이 많은 사람일지라도 자신의 생각으로 철저하게 정리된 지식이 아니라면, 그 양은 훨씬 적더라도 충분하게 숙고된 지식만큼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평생을 독서를 하며 보내고 여러 책에서 지혜를 얻은 사람은 여행 안내서만 잔뜩 읽고 그 나라에 대한 지식을 얻은 사람과도 같다.
이와는 반대로 평생을 생각하며 보낸 사람은 직접 그 나라에 다녀온 사람과도 같다. 이러한 사람만이 그 나라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으며, 그곳의 문제를 한눈에 꿰뚫고 있고, 진실로 그곳의 사정에 훤하게 되는 것이다.
생각을 억지로 강요하지 말고, 저절로 그걸 할 만한 기분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단순한 경험 역시 독서처럼 생각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최상급의 정신을 지닌 소유자들의 특징적인 자질은 바로 그들 모두가 자신이 직접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후기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대체적으로 니체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느껴졌다. 그 이유는 니체가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인생은 고통이며 고난의 연속이라고 보는 관점이 그랬다. 쇼펜하우어는 고통을 없애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한 반면, 니체는 고통을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했다는 점이 달랐다. 그리고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니체와 달리 쇼펜하우어는 종교적인 믿음을 완전히 놓은 느낌은 아니었다. 이렇듯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철학자들을 비교하며 읽으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선 사람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은 행복하다고 한다. 그럼 본질이 부정적인 사람이면 어떻게 하는가. 쇼펜하우어의 말을 이용한다면,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행복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처럼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인간의 한계를 지어버린다. 이렇게 무능한 사람은 무능한 대로 살아라고 말하는 점이 아쉬웠다. 그런 점에서 쇼펜하우어와 니체를 비교한다면,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니체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의 철학이 나에게 무엇인가를 안겨다준 것은 없지만 철학은 나를 많은 것으로부터 구해주었다는 말에 많은 공감을 했다. 나도 철학을 통해 물질적으로 더 얻은 것은 없는 것 같다. 다만, 힘들 때마다 우울증이라는 깊은 심연으로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심연의 늪에서 구해줄 수 있는 구명조끼역할을 해준다. 이처럼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특이한 점은 독서하는 것을 약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었다. 자신만의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덮어써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었다. 독서에 관한 관점은 부분적으론 동의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들어맞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쇼펜하우어와 같은 사상가들은 독서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이 나오지 않을 것을 우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에겐 독창적인 생각을 하는 것보다 위대한 사람들, 현명한 사람들로부터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독서를 하지 않아도 깊은 생각과 통찰력, 지혜를 지닌 현명한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종교를 창시한 선지자들이 그렇다. 그들은 독서를 하지 않아도 자신의 경험과 생각만으로 통달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에겐 그런 능력이 없다. 반대로 그런 능력이 없기에 평범한 사람이 된 것일 수도 있다. 여하튼, 그러한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현명한 사람들이라 불리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세상을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수준이 높고 질이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선 책을 많이 읽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엔 동의한다. 그리고 그렇게 좋은 책이라도 단순히 내용을 기억하는 것에 그치면 지식으로만 남게 된다. 진정한 지혜와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본질을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독서를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나도 그런 경지에 오르기 위해 계속 독서를 하되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추천
쉽게 읽을 수 있는 철학책이었다. 입문서로써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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